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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금융투자업 미등록자와 맺은 일임 계약도 유효

[판결] 금융투자업 미등록자와 맺은 일임 계약도 유효

자본시장법상 금지 규정은 ‘강행규정’ 아닌 ‘단속규정’

금융투자업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과 맺은 투자 일임계약도 사법(私法)상 효력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금융투자업등록을 하지 않은 투자일임업을 금지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은 강행규정이 아닌 단속규정에 불과하다는 취지다. 투자일임업이란 금융회사가 고객으로부터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지를 일괄 위임받아 투자자 개별 계좌별로 대신 자산을 운용해주는 금융업을 말한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A씨가 싱가포르 투자 자문회사 대표 B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반환 소송(2018다258562)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2012년 투자자문회사 싱가포르 법인을 운영하는 B씨에 투자를 일임하고 이를 운용해 발생하는 수익 50%를 나눠 갖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B씨는 외환거래 투자 등으로 1년 7개월여 동안 약 20억원의 투자 수익을 냈고, A씨는 약정에 따라 최소 11억여원 이상을 벌었다. 하지만 2013년 9월 말 부터 B씨가 원금 손실을 내자 A씨는 “B씨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투자업등록을 하지 않아 투자일임업을 영위할 수 없다”면서 “그와 맺은 약정은 강행규정에 위반돼 무효이므로 수익금과 손실 약정에 따른 손실금 등 4억여원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규정위반 일률적 무효는
법적 안전성 크게 훼손

옛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조는 ‘누구든지 법에 따라 금융투자업등록을 하지 않고는 투자일임업을 영위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구 자본시장법 제17조가 금융투자업등록을 하지 않은 투자일임업을 금지하는 취지는 고객인 투자자를 보호하고 금융투자업을 건전하게 육성하고자 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정을 위반해 체결한 투자일임계약 자체가 사법상 효력을 부인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현저히 반사회성, 반도덕성을 지닌 것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사법상의 효력을 부인하여야만 비로소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오히려 이를 위반한 행위를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할 경우 거래 상대방과 사이에 법적 안정성을 심히 해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므로 이 규정은 강행규정이 아니라 단속규정”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투자 일임한 원고일부승소 원심 파기

2심 역시 “자본시장법이 투자일임업의 미등록 영업자를 형사처벌하는 외에 미등록 영업자와 투자자 사이의 투자일임계약의 사법상 효력까지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다만 예비적으로 “손실 약정 등에 따른 1억6600여만원을 A씨에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한편 대법원은 “A씨가 B씨에게 구하는 손실 분담금 채권액이 미화로 지정됐는데, A씨가 이를 우리나라 통화로 환산 청구하고 있으므로 원심 변론종결 당시의 외국환시세를 기준일로 삼아 우리나라 통화로 환산한 금액의 지급을 명해야 한다”며 “원심은 각 계좌 거래 종결로 손실이 확정된 때를 기준으로 환율을 환산한 잘못이 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기자 : 손현수 기자 boysoo@lawtimes.co.kr

출처 : 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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