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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백’ 분만하다 신생아 장애… “‘부작용 설명 소홀’ 병원, 위자료 줘야”

중앙지법, “의료과실 없으면 ‘장애 책임’은 못물어”

산모가 이른바 ‘브이백(VBAC·Vaginal Birth After Cesarean section)’ 방식으로 분만하다 신생아가 장애를 입은 경우 병원이 부작용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산모에게 위자료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다만 이 같은 분만 과정에서 의료진의 직접적인 주의의무 위반 등 과실이 없었다면 신생아가 입은 장애는 병원 책임이 아니라고 봤다. 브이백 분만은 제왕절개로 출산한 경험이 있는 산모가 자연 분만으로 아기를 낳도록 하는 시술로 최근 자연주의 출산방식으로 각광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이원 부장판사)는 한모(6)양의 부모와 조부모가 산부인과 전문병원을 운영하는 A의료재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가합564868)에서 “A재단은 한양의 어머니 박모씨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첫째 아이를 제왕절개로 분만한 박씨는 2011년 9월 A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화성의 B병원에서 둘째인 한양을 브이백 분만으로 출산하려 했다. 그런데 출산 과정에서 박씨에게 자궁 파열이 의심되는 증상이 확인되자 병원 측은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통해 분만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한양은 자발호흡이나 울음이 없이 사지가 창백한 상태로 태어나 정밀검사 및 집중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저산소성 뇌손상 등으로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동작들도 혼자서 할 수 없고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인 발달지연 상태를 보였고, 결국 남은 인생 동안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한양의 가족들은 2014년 9월 “의료진의 과실 등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15억39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병원 측이 브이백 분만의 부작용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데 대한 과실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의사가 시술 전 환자의 상태 및 시술로 인한 합병증이나 부작용의 정도와 예방 가능성 등에 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해 주지 않았다면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 측이 박씨의 서명을 받은 동의서에는 브이백의 장점만을 기술하면서 위험성이 낮고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자궁파열의 발생 빈도도 1% 미만이라고 기재돼 있을 뿐”이라며 “브이백 분만이 자연분만보다 자궁파열의 위험성 훨씬 증가된다는 등의 구체적이고 충분한 설명을 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은 설명의무를 위반해 박씨가 브이백으로 분만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기회를 상실하게 했다”며 “다만 박씨도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 인터넷 등을 통해 브이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그 위험성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위자료 액수를 1000만원으로 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병원 의료진이 분만감시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분만 과정의 의료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또 “의사의 설명은 환자의 승낙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그 상대방은 환자이고 환자의 가족은 그 상대방이 될 수 없다”며 나머지 가족들의 독자적인 위자료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자 : 이순규 기자 soonlee@lawtimes.co.kr

출처 : 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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